박찬종 변호사, "부자들만 국회에 들어가..."

"국회를 폭파시켜야 한다!" 도발적인 격한 발언까지도 서슴치 않고 허심탄회하게 쏟아낸 주인공은 최근 뜨거운 뉴스의 중심에 항상 등장하곤 했던 박찬종 변호사다. 국회 밖에서 변호사로서 정치와 사회를 바라보는 그의 시각은 그 어느 때보다 냉철하면서도 날카로운 송곳 같았다.

박찬종 변호사는 판사에게 석궁을 쏜 김명호 교수, BBK 김경준, 미네르바 박대성씨 변론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근래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까지 변론맡으면서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고 있다.

그런데 요즘 너무 잘나가다보니 터무니없는 루머들이 하나 둘 박 변호사를 괴롭히고 있다. 난데없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부터 ‘정치복귀를 위해 무료변론을 하고 있다’는 등 온갖 루머들이 그를 둘러싸고 있다. 하지만 박 변호사는 ‘자신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라고 잘라 말한다.

미네르바, 박연차 회장 변론에 '유명세 지향' 오해

“국회의원을 지내는 동안에도 변호사로서의 기본을 지켜왔다. 최근 미네르바, 박연차 회장 사건을 맡으면서 일부 오해가 생겼다. 이들의 변론을 맡으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세상에 잘 알려지기 위한 사람으로 말을 하는데 일상적으로 해오던 일을 했을 따름이다.”

박 변호사는 주요 시국사건을 맡으면서 ‘변호사 업무 정지’를 당하면서까지 억울한 사람들을 변론하는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맡아왔다. 그래서일까. '스포츠서울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둘러싼 루머와 정치권에 대한 불만 등을 시원하게 토로하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미네르바의 ‘무죄’ 판결에 대해 “무죄가 분명하지만 재판부에서 ‘무죄를 선고할 수 있을까’에 늘 의구심을 가졌다. 사법부와 법조계의 현주소 때문”이라면서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무죄 판결을 내림으로써 사법부 독립 등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이정표 역할을 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4월 22일 '스포츠서울닷컴'은 서울 강남의 한 사무실에서 박 변호사와 1시간 동안 격정적이면서도 열정에 넘치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 변호사의 모습은 매우 활기차 보였고 변호사로서 삶의 가치에 만족하고 자긍심에 차 있어 보였다. 인터뷰 내내 그의 전화기는 불통이 날 정도였다. 그만큼 바쁜 하루를 보내며 유명인사로 살고 있음을 코앞에서 실감할 수 있었다.

"아무도 안 맡는 사각지대 사건 변론 많이 맡았다"

-언론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큰 사건만 맡는 거 아니냐는 인식도 있는데.

“김경준, 미네르바 사건은 정권과 사법부와 각을 지어서 변론해야 했다. 그것을 누가 함부로 맡겠는가. 또 돈이 생기겠느냐. 아무도 안 맡는다. 그런 사각지대에 있는 사건들을 내가 맡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전국에 사법 피해자 단체가 고문을 맡아, 전혀 알려지지 않은 사건들도 변론을 맡았다”

실제로 지난 1월 수원 지방법원에서 60대 할머니가 여인숙을 운영하던 중 성범죄 처벌법에 걸려든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남녀가 여인숙에서 싸움이 일어났던 것. 그런데 경찰이 출동하자 한 남성은 ‘여기서 여자를 소개해줬다’고 말해 벌금 300만원을 약식명령 받았다. 이는 영업정지에 해당되는 벌금이다. 60대 할머니가 억울하게 당한 것 같아 이 사건을 무죄 변론하러 다니기도 했다. 그 결과 200만원으로 벌금을 줄이기는 했지만, 지금도 항소 중에 있다고.

"시국사건 전문...저항적, 반항적 변호사 역할 자임"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는 사건 등을 주로 맡았는데.

“지금으로부터 24년 전인 전두환 정권 시절 변호사 업무 정지를 당해 3년 반 동안 변호사 일을 하지 못했다. 변호사 최장기 업무 정지를 받은 변호사 1호일 것이다. 그러나 이를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과거 민주당 송영길·김민석 최고위원 등을 무료로 변론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성조기 소각사건, 전북대 분수대 앞 시위사건 등 수십 건의 시국사건을 맡았다. 당시 전두환 정권이 나를 눈에 가시처럼 생각해서 변론을 못하도록 막으려 했다. 그러던 중 85년 9월 고려대학교 개헌 토론회 시민단체 대표로 참석했는데, 경찰이 교문을 봉쇄했다. 조순형 의원과 함께 농성을 했는데 그 문제로 인해 기소가 됐다. 이렇게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저항적, 반항적’ 변호사를 일을 하면서 남들이 맡지 않는 사건을 무료로 변론했다. 이런 사건을 모르는 사람들은 최근에 갑자기 그런 줄 안다.(웃음) 사각지대 사건이 있으면 여전히 변론을 한다”

-미네르바, 박연차 회장의 변론을 맡으면서 오해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 중 하나가 ‘정계복귀설’이다. 정말 정계에 복귀하려는 행보인가.

“정계복귀설은 나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얘기다. 정계에서 발로 차서 ‘왕따’시킨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지 알 수 없지만, 한나라당 주류들이 (나를) 왕따시켰다”

"정계 복귀 생각 없다...시민 한사람으로 정치활동 중"

-정계 복귀에 대한 미련은 조금도 없는가.

“정치권이 잘해야 되는데 그렇지 않다. 오히려 잘하고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지난 2년 넘게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표, 정동영 전 장관 이 외에도 수많은 정치권 인사들에게 ‘똑바로 해라’ ‘정신 차려라’ ‘정치 이러면 안된다’고 인터넷을 통해 글을 썼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 썼고, 그게 정치활동이라고 생각한다. 국회에 있어야 그게 정치활동인가. 그리고 복귀할 생각도 없다. 건방지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국회의원 100명의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원로 국회의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요즘 국회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갈수록 국회의원들의 품질이 떨어진다. 국회의원의 품질은 애국심·바른 소리·소신 발언 등을 할 줄 알아야 되는데…. (한숨을 내쉬며) 반면에 부자들만 국회에 들어간다. 따라서 여야 지도자, 국회의원들은 똑바로 해야 된다. 그러나 현재의 ‘여의도 국회’ ‘여의도식 정치’의 행태는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 여의도는 총체적으로 반국민적이다. 국회를 폭파시켜버려야 된다. 폭파해서 새로운 질서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민들이 나설 수밖에 없다. (내가 말 한대로 쓸 거요. 쓸 수 있어. 쓴다면 얘기하고) 특히 정당이 부패했다. 소수지도자들의 눈치만 보고, 당론에 얽매여 정당간의 패싸움의 도구로 전락한 것이 오늘의 국회다. 더욱이 국회의원은 ‘국가 이윤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는 규정을 어기고, 이것을 행사할 수 없는 허수아비가 되어버렸다. 이 때문에 민심을 외면하고 당심만 바라보고, 정당 패싸움의 도구로 전락했다

"국회의원, 민심을 외면하고 당심만 바라보고 있다" 질책

인터뷰 도중 박 변호사는 “미국의 경우 부시 대통령 재임시절 7,000여억 달러의 구제 금융안을 미하원에 발의했을 때 여당인 공화당 다수가 반대했다”면서도 “야당인 다수가 찬성해 통과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한다. FTA 같은 경우 한나라당은 무조건 상정통과를 외치고 있고, 민주당은 무조건 저지를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당 내부에서 반대 여론도 불거져야 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인사들에게 따끔한 충고를 한다면.

“우리나라는 엄격히 삼권분리(행정부, 입법부, 사법부)가 되어 있다. 입법부 국회의원들은 행정부를 견제해야 된다. 한나라당 소속 의원이라고 해서 한나라당 출신의 대통령을 무조건 따라서는 안된다. 여권 내 친이-친박이 있어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이는 반국민적이다. 따라서 친국민계만 있어야 된다고 본다”

-국회의원으로서 박 변호사가 생각하는 의정활동을 하는 의원이 있다면.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을 손꼽을 수 있다. 국회의원의 품질, 이른바 애국심·바른 소리·소신 발언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변호사에게는 두 가지 호칭이 있다. ‘정치인 박찬종’, ‘변호사 박찬종’이 바로 그것이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정치인 박찬종’보다는 ‘변호사 박종찬’이 더 좋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사회 약자 편에 서서 변론을 계속 맡을 것이라고 말한다.

스포츠서울닷컴 정치팀 / 박형남 기자

by 케찹만땅 | 2009/05/01 11:49 | 세상만사 이야기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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