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사흘에 2개꼴 ‘무너지는 회사’

올 들어 회생절차개시(법정관리)를 신청한 기업 수가 90개사를 넘었다. 사흘에 2개 꼴로 회사가 무너지고 있는 것.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법정관리 신청 기업 수는 작년의 110개사를 넘어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25일 서울지방법원 파산부는 올 들어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한 기업은 총 91개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한달에 20개 기업이 자금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수치는 외환위기 한파가 한창이던 지난 1998년의 54개사보다도 2배 가까이 증가한 것.

이후 회생절차개시는 한동안 줄어 2007년 이전까지는 연간 신청기업 수가 30개 미만에 그쳤지만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늘었다. 특히 쌍용자동차, 남한제지, 우리담배판매 등 덩치가 굵직한 기업들이 잇따라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하거나 회생절차에 돌입해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이 간단치 않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한쪽에서는 경기침체 탈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여전히 한 겨울이어서 정부가 구조조정과 더불어 기업 살리기 정책을 계속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서울지방법원 파산부 민정석 판사는 "회생절차개시 신청 회사수가 올 들어 급속도로 늘어나다 이달 들어서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여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하지만 이 같은 추세라면 연간 기준으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아주의 이왕민 변호사는 "최근 은행 대출금 및 상거래상 대여금 등 자금 부족 문제와 관련해 기업회생 및 파산에 관한 상담이 부쩍 늘고 있다"며 "이중 건설경기 침체에 따라 어려움을 호소하는 건설사들의 문의가 가장 많다"고 밝혔다.

증시에 상장된 기업의 회생절차 개시 신청도 급증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회생절차개시 신청을 공시한 코스피 및 코스닥 상장사는 총 8개사. 이날 회생절차개시 신청을 밝힌 남한제지를 비롯해 기린과 유리이에스, 디보스, 케너텍, 포이보스, 우리담배판매, 쌍용자동차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 중 기린과 유리이에스, 포이보스 등은 이미 증시 상장폐지가 결정된 상태다. 이는 지난해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상장사 수(8사)와 맞먹는 수치다. 5월이 지나기도 전에 이미 작년 신청 업체 수에 근접한 것.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기업의 회생절차개시 신청 및 구조조정 등은 경기침체기가 한창일 때 가장 많이 늘어난다"며 "이런 관점에서 현재 국내경기가 침체기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단 최근의 증시 상승세에 대해서는 "증시는 경기선행지수"라며 "향후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팽배한 시기에 증시는 상승세를 나타낸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오는 3·4분기까지는 기업의 회생절차개시 신청이나 구조조정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경기회복이 가시화돼야 이 같은 추세가 꺾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 뉴스 / 안현덕 기자

by 케찹만땅 | 2009/05/27 16:56 | 세상만사 이야기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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