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의 대삼각형

8월에 접어들면서 밤하늘의 드라마는 제 2막이 올랐다. 은하수는 해마다 두 번씩 북에서 남으로 아치를 그리며 머리 위를 흐르고 있고, 한 해의 가장 밝은 별과 별자리들이 그것을 따라 등장한다. 겨울의 1막은 오리온, 황소, 쌍둥이, 큰 개와 작은 개가 주인공으로 무대 중앙에 출연한다. 그러면 하늘의 소품 담당자들이 어두운 장막 뒤에서 봄 하늘을 위한 다음 무대 장치를 설치하는 막간이 있다.

이 제 2막에는 여름철의 밝은 별들인 직녀, 데네브, 견우가 등장한다. 오늘 저녁 머리 위를 보면 거의 정확하게 천정에 있는 별 하나가 다른 모든 별들을 압도하고 있다. 바로 '프리마 돈나'인 '직녀'이다. 직녀의 바로 동쪽으로 역시 머리 위 높은 곳에 백조의 꼬리에 해당하는 '데네브'가 있다. 거기서 약간 아래쪽을 보면 천구 적도 근처에 드라마의 삼각체제를 이루고 있는 또 다른 주인공 '견우'가 있다.

이들은 하늘 높은 곳에 커다란 '직각 삼각형'을 만들고 있다. 이 '여름철의 대삼각형(Summer Triangle)'은 8월 하늘의 가장 좋은 이정표이다. 이 삼각형을 기준으로 8월의 별밤에 볼 수 있는 다른 것들을 발견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8월의 밤은 덥고 별은 밝다. 바람까지 솔솔 불어준다면 한 밤의 별자리 관측엔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은하수는 머리 위를 흐르고 간간히 별똥별도 떨어진다. 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시간가는 줄 모르는 또 하나의 신선놀음을 하게 된다.

대삼각형은 늦여름과 가을 하늘의 가장 좋은 안내자로 세 개의 별자리를 연결하고 있다. 이들은 북두칠성이나 찻주전자처럼 비공식적인 별자리지만 관측자들에게는 널리 알려져 있다. 삼각형을 이루는 세 별 중에서 가장 밝은 것은 '거문고자리(Lyra, LYE-ra, 그리스 하프)'의 '직녀(Vega)'이다. 기원전 5, 6세기경의 그리스 컵에 이 별자리의 그림이 새겨졌는데, 당시 사용되었던 전형적인 악기인 '리라'를 연주하는 음악가의 모습이다.

이 그림을 별자리와 연관시키려면 쌍안경이 필요한데 쌍안경으로 보면 직녀 바로 밑으로 보이는 네 개의 평행사변형 모양의 별을 보는 순간 이해가 될 것이다. 리라는 '헤르메스(Hermes)'가 만들었다고 한다. 헤르메스는 그것을 의붓형제인 '아폴로(Apollo)'에게 주었고, 아폴로는 다시 그의 아들 '오르페우스(Orpheus)'에게 전했다. 오르페우스는 이 신비한 악기를 다루는 솜씨가 감탄할 만하였는데, 오르페우스는 이 거문고로 '플루토(Pluto)'와 지하 세계의 감시자들을 유혹해 뱀에 물려 죽은 그의 젊은 아내 '에우리디케(Eurydice)'를 이승으로 데려오도록 허락받았다.

그러나 오르페우스는 지상에 이를 때까지 에우리디케를 돌아보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 불행히도 여러 전설에서 들어왔던 것처럼 그는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고, 사랑하는 그의 아내 에우리디케를 영원히 잃게 되었다. 하여간 이래서 안돼... 훗날 제우스는 여름 밤 대자연의 멋진  연주를 위해 그의 거문고를 하늘에 올려놓았다.

by 케찹만땅 | 2009/08/05 13:43 | 신비로운 우주와 과학 | 트랙백(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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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케찹만땅 at 2009/09/02 13:43

제목 : 여름철의 대삼각형과 견우, 직녀, 그리고 칠석
며칠 반짝 덥더니 처서가 지나면서 밤공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이번주가 끝나면 이제 더위도 점점 그 기세가 꺽일테고 하늘은 높아져가면서 어느샌가 매미소리 대신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며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밤엔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며 공기도 서늘해서 이럴때 이불 안 덮고 자면 감기 걸리니 조심. 하지만, 그래도 당분간 낮에는 매미소리와 함께 더울 것이다. 다른 소음들은 듣기가 싫지만 이상하게 매미소리와 귀뚜라미 소리는 전혀 신......more

Tracked from 케찹만땅 at 2013/07/28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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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케찹만땅 at 2014/07/1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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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케찹만땅 at 2014/07/1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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