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경합(乙庚合)

`경(庚)`은 가을을 의미하는 `금(金)`의 기운이고, 가을이 되면 여름철에 왕성했던 생물들이 서서히 쇠퇴하기 시작하는 시기로 접어든다. 산에는 단풍이 지고, 들에는 벌써부터 제법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운데, 자연은 그동안 가꾸었던 노력에 대한 댓가로 한차례 풍성함을 안겨주는걸 잊지 않는다. 팔월 한가위의 잔치가 한 번 펼쳐지는 것이다.

언제고 추석때가 되면 무더웠던 날씨가 물러감이 공기에서부터 느껴진다. 하지만, 아직은 그래도 하늘이 쾌청하고 바람은 시원하기 그지없다. 추석날 만약 비가 온다면야 꽝이지만, 대체로 추석때 비가 온적은 그다지 기억에서 찾을 수가 없다. 이런 추석날 밤에 밖에 나가 하늘을 올려다 본다면 누구라도 마음 속에서 저절로 소원을 빌고 싶게 만드는 띵그런 달이 하늘 높이 떠 올라있다.

이날의 달은 그 광채와 자태도 그렇지만 때와 분위기까지 편승하게 되니 평소에 보던 달과는 뭔가 좀 달라보일 것이다. 하긴 평소에 달을 보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테지만 이때라고 달이 뭐 갑자기 변신을 하거나 특별하겠는가마는 이렇게 되는건 순전히 사람들의 마음이 그렇게 움직인 작용 때문이다.

이 시기는 하늘이 맑고 구름이 없어서 달이 돋보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여기에 가끔씩 바람이 불어주면 대기의 먼지까지 깨끗이 청소되어서 달이 더욱 잘 보이게 된다. 이 달과 바람이 가을밤의 대표주자격인데, 여기서 달을 `경(庚)`으로 보고, 바람을 `을(乙)`로 보아 자연의 아름다운 상을 빗대 `을경합`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천간 `정(丁)`을 밤하늘의 별로 볼때 이 정이 오는 것은 또한 잘 어울리는 관계로 좋다. 바람 솔솔 불어 깨끗한 하늘에 달과 별이라. 별은 여러 개라도 상관없지만, 달을 하나라야 한다. 그래서 `경` 하나에 `정`이 하나 또는 몇 개는 좋지만 반대로 `정` 하나에 `경`이 둘 이상이면 이때에는 좋지 않다.

또, `기(己)`는 구름이라 이 기가 오면 안좋다고 본다. 추석날 밤 밝은 달을 기대하고 나갔는데 구름이 많아서 달을 가리면 분위기 영~ 안좋아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한 조각 구름이라면야 달과 어울려 운치를 한껏 북돋워줄 수도 있고, 바람에 쉽게 흩어지지만, 많으면 달과 별을 가리게 되고, 바람도 어쩔 수 없다.

이 `을경합`을 이루고 별(丁)이 주위에서 빛나고 있는 사주를 가진 사람 중에 우리나라의 사업가 한 분이 계셨다. 밝은 달빛과 총총한 별빛이 앞길을 잘 비춰줬을 것이다.

by 케찹만땅 | 2010/03/07 14:09 | 음양과 오행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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