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오브 스틸(Man of Steel), 진지한 드라마와 극강의 액션

어렸을때 극장을 가서 처음 봤던 영화가 바로 수퍼맨 2편이었다. 그땐 서면에 동보극장이 있었는데 크고 넓은 영화관에 사람은 많고 실내는 깜깜해서 어린 마음에 다소 불편함을 느끼며 잠시 긴장하다가 이내 밝아진 대형화면에는 어느새 본편 상영전 수퍼맨 1편의 하이라이트 영상이 펼쳐지는가 싶더니 수퍼맨은 이미 날아오르고 있었고, 한 순간 눈길을 잡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던 크리스토퍼 리브의 액션에 그때부터 시간가는 줄 모르고 몰입했었다.

영화를 본지 몇 년 후 일요일마다 밤 시간대에 `명화극장`이라고 해서 명작 영화 한 편씩을 선정하여 방영을 하던 시절 아마 추석 때 쯤인가 수퍼맨 1, 2편을 보면서 전체 이야기를 알 수 있었고, 세월은 또 흘러서 이제는 수퍼맨도 배트맨과 스파이더맨처럼 새롭게 시작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작품이 전작들의 설정과 크게 다른 점은 진 해크만과 케빈 스페이시가 얄미운 연기를 펼치며 세계정복이라는 야무진 꿈을 꾸면서 수퍼맨에게 깐죽대던 렉스 루터 일당과 그가 사용하는 수퍼맨의 약점인 크립토나이트, 그리고 내심 수퍼맨을 흠모하며 결정적일때 도와줘 결국 렉스의 계획에 초를 치는 내연녀 키티 등은 나오지 않고, 전작 2편에서 외계의 존재들이 우연하게 지구로 오게 되는 것과 달리 이번엔 소규모지만 살아남은 군단 일부가 작심하고 쳐들어와 선전포고를 한다는 것이다. 마이클 잭슨의 노래 제목을 들이대면서.. "You’re not alone~”

그것 말고도 수퍼맨이라는 신분과 정체를 애써 감추어왔던 이전의 숨은 영웅이라는 컨셉을 과감히 버리는데 이런 설정도 나름 괜찮았음. 물론 수트도 아주 새롭다. 영화는 수퍼맨의 정체성에 관해 어렸을때부터의 흐름을 진지하게 그리는 드라마와 말 그대로 수퍼맨이기에 가능한 초극강의 끝내주는 액션으로 엮여져 있고, 이를 제작진의 명성답게 매우 잘 구성하였다. 더구나 유머코드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서 성당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왠지 좀 웃음이 나올려고 그랬고, 작품에서 수퍼맨의 나이가 33세라는 것도 좀 의미가 있어 보이기도 하다.

30여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성장의 시간 속에서 신의 능력을 가진 그는 또한 인간의 감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선한 마음으로 세상을 마주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케빈 코스트너와 다이안 레인이 배역을 맡아 부모들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헌신이 크게 작용한다.

입장을 바꿔서 크립톤 행성의 멸망을 막기 위해 행동에 나선 조드 장군의 명분에도 일견 설득력이 있는 것 같지만 그렇다고 이미 멸망한 마당에 지구까지 와서 이 행성과 인류를 모두 파괴하고 자기들의 행성으로 재건하려는 시도에 맞서 세상과 인류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수퍼맨. 조드는 지구와 인류를 정복대상으로 보았고, 수퍼맨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방법 찾기를 선택했다. 그리고 동족이 모두 사라진 아픔을 느끼며 혼자 남았다.

하지만, 세상은 정확히 말하자면 미국은 그를 뒤에서 여전히 경계하겠지.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적은 공산주의도 이슬람도 아닌 자기들의 통제범위에서 벗어나 있는 모든 상대이니까. 지구 상의 모든 국가를 잠재적인 적이자 위협요소로 생각하는 그들은 외계의 존재 또한 결코 믿지 않을 것인데 이는 트랜스포머에서도 잘 드러나는 모습이다. 그래서 수퍼맨에게 수갑을 채웠고, 그런식으로 통제를 하고 싶겠지만 어릴 적부터 마음 속의 영웅으로 깊이 각인된 수퍼맨은 그렇게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 우주 전체를 관통하는 힘이자 어떤 면에서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는 `중력(Gravity)`. 이 블랙홀 수준의 위력을 보이는 중력마저 이겨내는 수퍼맨의 헌신적인 액션을 선택하는데 있어 후회는 없으리~.

by 케찹만땅 | 2013/06/17 19:01 | 영화와 드라마의 감동 | 트랙백(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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