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먼저 보고 읽어본 세계대전 Z

예상은 했었지만 영화의 내용과 원작 소설의 내용은 많이 다르다. 책의 내용과 흐름을 그대로 따랐다간 영화는 별로 빛을 보지 못했을 공산이 크다. 그렇다고 책 내용이 형편없다는 말은 아니다. 단지 책과 영화가 그만큼 다르고 차이가 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작품을 읽어보니 생각보다는 내용이 괜찮아서 밤에 조금씩 재미있게 읽었다. 작품에 대한 편견이 좀 있었나보다. 그래서 게임이든, 영화든 책이든 본인이 직접 대해서 느껴보고 판단을 내리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또 한 번 하게 되었다.

같은 좀비물 소설인 `종말일기 Z`처럼 하나의 이야기가 죽 이어지는 단일한 구성이라기 보다는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하여 그들이 각기 동일한 사태에 대해 저마다 다른 지역에서 겪었던 그들만의 특화된(?)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이야기 보따리는 크다. 읽는 와중에 흐름이 단절되는 느낌도 없지 않지만 또 그런대로 책을 접었다가 나중에 다시 펴기에 부담이 없는 측면도 있다.


사실 일어날 법하지 않은 일을 창조적인.. 상상력으로 서술해 낸 작가의 솜씨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어떻게 이렇게 마치 역사적으로 일어났던 일들처럼 수많은 이야기들을 하나로 꿰어냈는지. 외전까지 읽은 마당에 이 작가가 쓴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도 읽고 싶어졌다.

어쩌면 좀비가 일으키는 대재앙이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들 중에 하나는 이런 게 아닐까.. 개인주의의 팽배가 대세이면서 사람들 간의 인정적인 유대관계가 점점 희미해지고, 1인 가구도 자꾸만 늘어나는 세상의 흐름에 모두 자의든 타의든 따로 떨어져서 각자 도생하는 그러다 거기에서 소외되는 사람들과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현실에서 좀비재앙은 일어나지 않았고 영화나 책에서 묘사하는 것과 비록 차원이나 격은 다르지만 어쨌든 홀로 생존을 계속해 나가야 하는 상황을 제대로 잘 파고 든 것은 아닌지.

그리고, 어제 오늘 책에서 읽은 구절들 중에 이런 말이 자꾸 떠오른다.

"그 인간들은 정말로 국민들이 그런 뻔뻔스러운 거짓말을 믿을 거라고 기대했을까?"

by 케찹만땅 | 2013/07/18 14:59 | 나의 서재와 책 한권 | 트랙백(4) | 덧글(2)

트랙백 주소 : http://wpkc.egloos.com/tb/5194863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케찹만땅 at 2015/01/28 18:50

제목 : 좀비 영드 `데드 셋(Dead Set)`
미국의 데쓰 밸리(Death Valley)를 배경으로 한 동명의 좀비+뱀파이어+늑대인간 VS. 갱찰을 다룬 드라마는 한 10분 좀 넘게 보다가 바로 접었는데 이 영국 드라마는 볼만하네요. 이것도 처음 1회 20분 정도까지는 허영과 가식으로 점철된 리얼리티 쑈 때문에 따분하지만 그걸 넘기고 나면 본격적으로 28일 후나 28주 후처럼 좀비들의 습격이 시작됩니다. 첫 회만 40분 분량이고, 나머지는 20분 분량으로 5편까지라 한 편의 영화처럼 ......more

Tracked from 케찹만땅 at 2015/01/28 18:54

제목 : 종말일기 Z, 좀비 어파클립스
같은 좀비 소설이라 자연스레 비교가 되는데 `세계대전 Z` (월드 워 Z)가 인터뷰 형식의 다큐멘터리 소설이라면 이 `종말일기 Z`는 일기형식으로 기록된 내용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작품이다. 그러다 보니까 스페인 국민이자 시민의 한 명으로서 1인칭 시점으로 보는 러시아 다게스탄에서부터 일어난 모종의 사건이 유럽과 중동,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정체불명의 소요사태에 대한 이야기는 빠르고 실감나게 시작한다. 스페인 폰테베드라 출신의 작가......more

Tracked from 케찹만땅 at 2015/06/02 15:44

제목 : 월드 워(World War) Z, 대규모 스케일의 ..
''휴대폰을 끄는 매너를 지켜주기 바랍니다...'' 사람들이 `좀비`에 열광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건데 어쨌든 꼭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한 좀비가 아니더라도 만약 파국적인 대재난이 인류와 지구를 덮친다면 제일 문제가 되는 곳은 대도시일 확률이 높다. 지금과 같은 시절에 그런 상황에서 누가 누굴 도와줄 것인가. 그래서인지 결국은 가족이라는 건데 주인공은 정상적이고 단란한 가정을 꾸려가는 가장으로 나오지만 다른 관점에서 이혼을 했다든지 ......more

Tracked from 케찹만땅 at 2019/04/09 15:40

제목 : 세계대전 Z 외전
CLOSURE LIMITED & Other Zombie Tales 관객 수 300만을 넘어서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좀비영화 `월드 워 Z`의 원작소설 `세계대전 Z`의 외전은 책의 크기가 작고, 130여 쪽의 아주 얇은 두께 속에 '클로저 리미티드'를 비롯해 원작에서 언급되지 않은 총 4개의 짤막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원전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영화를 재미있게 봐서 외전에 관심이 갔는데 가격도 착합니다. 이거 주문하니까 위대한 개......more

Commented by 코로로 at 2013/07/18 18:09
진격의 거인이 유행하는 정서에도 동일한 부분이 보이는데, 글로벌리즘, 즉 국제화 시대가 진행되다 보니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국가라는 흔들림 없다 믿어와온 집단은 물론이거니와 그 하위 사회 단위들 속에서도 피아의 구별이 쉽지 않아 졌다는 점에, 그 집단을 하나로 묶어주는 소위 "공통된 적"의 등장을 무의식적으로 바라는 면이 없지 않아 있죠.
Commented by 조욱하 at 2013/07/18 18:40
진격의거인에서 그런 '집단을 하나로 묶어 주는 공통의 적'이라는 생각에 대해 주인공이 한 마디하지요
"그거 참 만사태평한 소리군요."
좀비라는 대재앙, 거인이라는 천적, 미소냉전시기의 핵전쟁이라는 상호확충파괴 위기가 언제나 있었고 일어날 뻔도 했던 위험에 직면하고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납득되지 않는 말이겠지요.
말하신데로 공통의적을 원하지만, 동시에 있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 안전하게 마음것 적대하고 증오하고 경멸할 수 있는 가상의 '우리가 아닌 공통의 적'이 요구되는 세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