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관상`평, 굵직한 역사 속의 면면들.

분야가 다르지만 역술에 관심이 있고, 비중있는 배우들도 많이 출연한 이 영화는 조선 초기 수양대군이 조카의 왕위를 찬탈하기 전 첨예한 긴장 국면 속에서 자신과 맞선 최대의 숙적 김종서 좌의정을 제거하기 위해 일으킨 계유정난이 배경이다. 3일 만에 100만, 5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올 추석 연휴도 길고 하니 사람들이 극장을 많이 찾을 듯 하다.

역사적인 사실을 소재로 한 이야기의 틈새에 관상 잘 보는 인물을 배치하여 당시 시대 흐름을 풀어내고 있는 작품 초반엔 좀 웃기기도 하면서 재미가 있었고, 중반부터는 극에 긴장감이 흐르며 긴박한 분위기로 넘어가더니 결말은.. 이미 알고 있었던 부분인지라 안타깝지만 좋은 모습으로 끝날 수는 없다. 수양대군 입장에서 보면 해피엔딩이겠군.

비록 관상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보았지만 세상 돌아가는 흐름을 깊이 꿰뚫어보지 못해 그 속에서 풍파를 겪게 되는 관상쟁이는 수양대군 측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암중비동했던 풍운아 `한명회`의 얼굴을 빨리 보지 못한 것이 한일게다. 나중에 그의 얼굴을 뒤늦게 보고서 상이 참으로 오묘하다고 했으니 과연 한명회의 사주는 어떠할까.

손금-사주-관상으로는 한 사람의 인생과 운명을 보는 데 손금은 사주만 못하고, 사주는 관상만 못하다 했으나 이 관상이 참 배우기 쉽지가 않은 게 무엇보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이 되어버리기 십상인데다 그 이론이라는 것도 옛날 중국 한나라 이전부터 고서로 내려온 내용이 생김새가 다른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잘 맞을 리도 없어 보이는데 지금은 세월이 너무 많이 흘러 그동안 얼굴 형태가 많이 변해버린 현대인에게 적용하기도 뭣하다. 그리고, 현재는 신 관상학이라는 `성형`의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놀랍도록 발전하고 있는 세상이라 관상 보기가 더 어려워진 건 아닐지.

그런데 성형을 했다고 해도 그 사람의 얼굴 본바탕이 바뀌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다만, 너무 치우친 부분의 균형을 맞추는 차원에서 어느 정도의 효과는 있다고 하는데 관상은 이론 공부도 공부지만 타고나는 소질도 있어야 하고, 나중에는 자신이 심화를 통해 어떤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고 하니 뭐 하나 쉬운게 없다. 이건 사주명리도 마찬가지다.

사람의 운명과 인생 전반의 굴곡을 보는 사주와 관상 외에 시와 방위를 물어 안다는 둔갑기문, 그리고 사람의 앞일을 아는 데 최고라는 육임까지.. 관상쟁이가 만일 이를 통달했더라면 한명회의 의중마저 꿰뚫어보고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을 수도 있었을테지만 사주가 전부가 아니듯이 관상학 하나만으로는 세력으로 움직이는 세파의 큰 흐름을 읽기에 부족했다. 한명회는 기문둔갑이나 육임을 알았을까.. 그가 천수를 누리긴 했지만 결국 나중에 부관참시를 당했었구나.

난을 일으켜 사람들을 무참하게 해하면서 김종서 좌상을 제거하기 위해  오늘날에도 여전한 여론 조작과 날조 비방을 앞세우는 모습으로 영화에서 비춰지는 수양과 그 일파. 호랑이가 비록 강하다고는 하나 작심하고 떼로 덤벼든 이리떼를 그만 당해내지 못했으니 어진 임금 문종은 많이 병약했고, 단종 또한 너무 어렸다는 게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다.

혹자들은 말한다. 비록 역모로 왕위를 빼앗아 그 자리에 올랐지만 세조도 나중에 많은 업적을 이루었다고. 하지만 단종이 그대로 왕위를 이었더라면 더 큰 업적을 이루고 성군의 반열에 올랐을지 누가 알겠는가. 여담이지만 이후 사육신이 된 집현전 학사 성삼문의 태어난 시각이 바뀌어 사주가 달라졌더라면 과연 조선의 역사도 변할 수 있었을까?

by 케찹만땅 | 2013/09/14 22:42 | 영화와 드라마의 감동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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