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공감되는 응답하라 1994

1997년과 그 이후는 아무래도 IMF의 유탄과 파편에 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으면서 직장생활을 접고, 잠시 핵교로 다시 돌아가 피신을 한다고 별로 재미없는 시절이던 차에 즐겁게 다니던 무술 도장들마저 죄다 줄줄이 문을 닫는 참담한 세월이었습니다. 아이들 가르치는게 재미있고, 적성에도 맞아 나중에 도장을 운영해볼까 하던 꿈이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시대적 상황이었지요. 미국에서는 국술원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지역 공동체 형성에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 우리는 왜 이 모양인지. 무술관련 산업과 그 문화적 컨텐츠의 잠재성이 얼마나 큰지 앉아서 탁상공론하는 정치인들은 모를거야. 땅파는 삽질에다 공구리 쳐대기 바쁘겠지르.

그때 관장님들께서는 경제사정 때문이었지만 그래도 문을 닫는게 미안했던지 괜찮은 각종 무기들을(?) 한 두개씩 주셨고, 아직 우리 집 내 방에 고이 잘 모셔져 있습니다. 그 IMF 아니, 그 이전부터 조짐이 있었던 우리 경제의 오래전부터 예견된 심각한 태생적 결함에서 비롯된 위기는 아직도 우리나라와 국민들을 위협하고 있으며 또 한번 극심한 한파가 밀어닥칠지 모르는 지경에 다다르고 있는 지경입니다. 여기서 분위기 함 바꿔보도록 하죠...

생각만 해도 행복하고 흐뭇한 미소가 절로 떠오르는 1994년 그 즈음은 정말 좋았던 추억과 기억들이 응축되어 가슴 속에 남아 있는 시기라 이 드라마에 눈길이 가게 됩니다. 당시는 학창 시절이면서 386 컴퓨터에 막 출시된 한글 2.0으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리포트를 작성해서 디스켓에 저장하고, 잉크젯 프린터로 출력하며 제출하기도 했고, 과에 컴퓨터 구입하려고 하는 친구들 가격 상담 ㅡ.ㅡ 부터 에러 해결이나 소프트웨어 또는 프로그램들을 설치해주고, 커피와 음료수 그리고, 밥을 얻어먹는 게 다반사였는데 그렇게 여자들 좀 꼬시기도 해봤다는.

마침 같은 과 친구가 당시 최고 사양이었던 486 DX-100을 구입해서 그거 구경하러 가서 `스타워즈, 타이 파이터` 게임 설치해 주고, 그것과 듄(Dune) 3를 한다고 그 집에서 밤 새고, 담날 아침먹고 바로 학교로 갔더랬죠. 펜티엄(Pentium)과 커맨드 앤 컨커 오리지널 게임이 나오기 6개월 전 이야기입니다. 마침 외국어 능력 시험이 토플에서 토익으로 대세 전환이 일어나고, 프리토킹 및 회화의 비중이 커지면서 영어회화 학원을 다녔는데 거기서 또 처자들 많이 사귀고, 같이 영화를 보러 가기도 했으니 그 영화들은 전율의 `라스트 모히칸(The Last of the Mohican)`과 케빈 코스트너, 휘트니 휴스턴이 주연했던 웬 다~이아 `보디 가드(The Bodyguard)` 등이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회원들과 계모임을 만들어서 한때 유행했던 로바다야끼와 싸이키 난무하는 나이트 다닌다고 춤까지 배웠는데.. 당시에 유행했던 춤은 M.C. Hammer의 토끼춤과 힙합 댄스였었죠.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에선 이 시절 듀엣 그룹 `듀스`가 엄청 인기를 얻었습니다. 지금은 초큼 그렇지 못하지만 체력에 부족함을 느끼지 못했던 그때엔 밤늦도록 컴퓨터 게임에도 몰두했지만 아침 저녁으로 무술 도장 출석을 열정적으로 했었는데 그 덕분인지 우연한 계기로 만나게 된 관장님으로부터 어린 나이에 국술원 삼방초와 역검에 장봉형까지 조건없이 가르쳐 주셨으니 두고 두고 잊혀지지 않는 그 감사함을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그 전에도 실업팀들의 농구 경기에는 별 관심이 없었고, 좋아하는 스포츠도 아니었지만 그 시기에 연세대 팀이 돌풍을 일으켰던 농구대잔치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보이며 오빠부대들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농구의 인기에 편승해서 등장한 드라마가 바로 `마지막 승부`. 장동건, 심은하, 손지창, 이종원 등이 출연하여 진정한 승부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젊은 날의 우정과 사랑을 보여줬고, 김민교씨가 부른 타이틀곡 또한 인기를 얻었었죠. 그리고, 심은하, 이창훈 주연에 김지수, 양정아, 김형일 등이 출연한 충격적인 소재의 쇼킹했던 드라마 <M>도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또, 기억나는 작품으로 차인표, 신애라, 이승연, 천호진이라는 호화 출연진의 `사랑을 그대 품안에`도 빼놓을 수 없다. 차인표씨를 일약 스타의 반열에 올렸던 이 드라마를 통해 차인표 신애라 두 사람은 부부의 연을 맺게 되었지요.

이 오빠부대들은 원조 빠순이를 창조했던 조용필의 "기도하는~ 꺅!!" 이후 1990년대 초 대중문화예술에 새로운 지평을 열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활동에서 피치를 올렸고, 이후 아이돌 그룹의 등장과 함께 팬덤 문화를 이루게 됩니다. 우리나라 가요계에 한 획을 그었던 90년대 초 그때 연말 가요대상에서 모든 기성세대 선배가수들을 제치고 서태지와 아이들이 대상을 수상했으니 한국 현대 가요계는 서태지와 아이들 이전과 그 이후로 나뉘다는 말이 공치사가 아닙니다. 그땐 아메리칸 팝송에서도 주옥같은 명곡들이 많이 나왔었는데 근래에 안타까운 작고로 전세계 팬들을 울렸던 마이클 잭슨과 휘트니 휴스턴을 비롯해 머라이어 캐리, 마이클 볼튼, 그리고 미국 10대 소녀들의 우상이었던 뉴 키즈 온 더 블락(New Kids on the Block)의 Step by Step이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정말 대단했죠.

처음 듣는 순간 귀를 통해 전해지는 느낌부터 달랐던 메가 히트곡 `난 알아요`부터 `환상속의 그대`가 히트 릴레이를 펼쳤고, 테이프로 구입했던 1집과 달리 2집 `하여가`는 LP판으로 구입해서 집에 있는 대형 오디오에 대빵 휴대폰을 끼고, 듣곤 했었다. 지금 다시 들어봐도 전혀 손색없는 노래들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2집 수록곡들. 오빠부대 팬들에 대한 헌정곡 `우리들만의 추억`.

2집 타이틀곡 `하여가(何如歌)`

by 케찹만땅 | 2013/10/21 16:04 | 영화와 드라마의 감동 | 트랙백(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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