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설계 (the Grand Design)

좀 특이하다면 특이하게 서문이나 머리말이 없는 이 책은 바로 제1장 `존재의 수수께끼`부터 시작한다. 이번 저작에서 스티븐 호킹 박사는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물리학을 가르치고 있는 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와 함께 공저로 참여하였고, 확실히 이전에 출간된 '시간의 역사 ', '호두껍질 속의 우주' 등과 비교해서 읽기를 비롯해 설명이라든지 이해하기가 보다 쉬워진 점이 있다. 분량이 적고, 내용도 간결하지만 여기에는 아주 심오함을 담은 내용이 구체적이고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담겨있다.

`위대한 설계`에서 스티븐 호킹은 믈로디노프와 함께 우주는 하나의 역사를 가진 것이 아니라 모든 가능한 역사들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양자이론을 주된 설명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호킹은 자신의 독특한 접근법에 의해서, 우주가 확정된 형태를 가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역사가 우리를 창조한 것이 아니라 반대로 우리가 관찰을 통해서 역사를 창조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나아가서 우리 자신은 최초의 우주에서 시작된 양자 요동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양자이론은 `다중우주(Multiverse)`를 예측하는데, 그 생각은 우리의 우주는 다수의 우주들 중의 하나에 불과하며 `무`에서 자연발생한 다중우주는 각기 다른 자연법칙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하나를 전체적으로 보는 것은 직관적일 수 있지만 모든 것이 들어있는 세부적인 요소를 한꺼번에 파악하는 것은 매우 힘들어진다. 그러면, 그 각각의 요소들을 따로 분리해서 살펴보면 개별적인 부분의 이해는 용이하지만 그 많은 것들을 또 하나로 꿰어 묶는 합치기도 만만치가 않다. 현재 초끈 이론을 넘어 궁극의 이론에 한발짝 다가섰다고 평가받고 있는 M-이론도 이런 식으로 설명된다.

이를 장님이 코끼리를 부분적으로 만져 전체를 이해하거나 우리가 살고 있는 행성 지구의 지도를 부분적으로 그려 하나로 합치는 작업에 비유할 수 있다. 우리 우주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이런 이어붙이기가 지금까지 알려진 양자물리학이 설명하고 있는 방식이다.

현재 M-이론에 따르면, 우리의 우주는 유일한 우주가 아니고, 오히려 엄청나게 많은 우주들이 무에서 창조되었다고 예측한다. 그 우주들이 창조되기 위해서 어떤 초자연적인 존재 혹은 신의 개입은 배제하고 그러한 다수의 우주들이 물리법칙에 의해서 자연적으로 발생되었다는 과학적 예측으로부터 파생된 고찰은 각각의 우주들은 많은 가능한 역사들을 지녔고 또한 많은 가능한 미래 상태들을 지니고 있다. 그 상태들의 대부분은 우리가 관찰하고 있는 우주와는 사뭇 다르고 어떤 형태의 생명도 존재하기에 부적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양자물리학에서는 우리가 아무리 많은 정보를 소유하고 계산능력이 뛰어나더라도, 물리적 과정들의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정확하게 결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연은, 어떤 시스템의 초기 상태가 주어졌을때, 그 시스템의 미래 상태를 근본적으로 불확정적인 과정을 통해서 결정한다. 다시 말해 자연은 심지어 가장 단순한 상황들에서도 각기 실현될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는 다양한 경우들을 허용한다.

양자물리학을 통해 새롭게 등장하는 형태의 결정론에 의하면, 어떤 시스템의 특정 시점에서 일단의 상태가 주어지면, 자연법칙들은 그 시스템의 미래와 과거를 정확하게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미래들과 과거들의 확률을 결정한다. 일반적인 시스템에서 특정한 관찰 결과를 얻을 확률은 그 결과를 종착점으로 가지는 모든 가능한 역사들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걸 양자물리학에 대한 "역사들의 합(sum over histories)" 또는 "대안 역사들(alternative histories)"의 정식화라고 한다.

양자물리학 이론에서 무엇인가를 "관찰하기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관찰을 하려면 관찰자가 관찰 대상과 상호작용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관찰이 대상을 변화시킨다는 우리의 생각은 "과거"라는 개념과 관련해서 중요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뉴턴 이론에서 과거는 확정된 사건들의 연쇄적 결과로써 존재한다. 또, 현재에 관한 데이터가 완벽하게 주어지면 법칙을 통해 과거를 완벽하게 계산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특징은 우리 세계의 과거는 이미 확정되어 있다는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양자물리적인 관점에서는 현재에 대한 우리의 관찰이 아무리 철저하더라도 관찰이 되지 않은 과거는 미래와 마찬가지로 불확정적이며 다만 가능성들의 스펙트럼으로 존재한다. 이런 가정에서 우주는 단일한 과거 혹은 역사를 가지지 않는다. 시스템의 과거가 확정적이지 않다는 것은 현재의 관찰이 시스템의 과거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우주는 자발적으로 모든 가능한 초기 조건 속에서 발생했다. 그 초기 조건들의 대부분은 다른 우주들도 해당된다. 그리고, 그 우주들의 일부는 우리 우주와 유사하지만, 대부분은 전혀 다를 것으로 추정된다.

우주의 자발적인 양자적 창조는 끓는 물에서 수증기 거품방울들이 형성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수많은 미세한 거품방울들은 발생했다가 이내 사라진다. 그것들은 팽창하지만 미시적인 규모를 벗어나지 못한 채로 다시 수축하는 소형 우주들을 의미한다. 그것들은 존속기간이 짧아서 지적인 생명은 말할 것도 없고 은하와 별도 탄생시키지 못한다. 그러나 미세한 거품방울들 중 일부는 충분히 크게 확대되어 재수축의 위험을 벗어날 것이다. 일단 그렇게 되면 그것들은 점점 빠른 속도로 계속 팽창하여 점점 더 빠르게 팽창하기 시작하는 인플레이션 단계의 우주가 된다.

M-이론에서 시공은 공간차원 10개와 시간차원 1개를 가진다. 그런데 공간차원 7개는 아주 작게 감겨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들을 알아채지 못하고 우리에게 익숙한 3개의 공간 차원만 있다고 착각하면서 산다. 여기서 M-이론의 핵심 질문들이 등장한다. 어째서, 우리의 우주에는 감기지 않은 공간차원이 3개뿐이며, 다른 차원들은 또 왜 감겨있는가?

by 케찹만땅 | 2014/03/18 16:51 | 나의 서재와 책 한권 | 트랙백(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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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브라이언 그린의 `우주의 구조` The Fabric..
Space, Time, and the Texture of Reality 공간, 시간, 그리고 실체의 짜임새우리 우주라는 시간과 공간이 주제일 수밖에 없는 이 책에서 저자는 처음에 이 책의 목적이 시간과 공간의 진정한 모습과 그 결과로 나타난 이 우주의 실체를 가장 최신 버전의 물리학으로 이해하는 것이라 밝히고 있숍니다.시공간이라는 것은 어떤 물리적 실체인가. 아니면 그저 편이를 위해 도입된 하나의 개념에 불과한가. 또, 시간은 단지 한쪽으로의......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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