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 추리소설 2편

이 책 2권을 저자의 신작으로 알고 읽었는데 그건 책들이 신간서적 코너에 있어서 그런거였고, 읽으면서 좀 의아했던게 등장인물들이 서로에게 연락을 할때 휴대전화가 전혀 언급이 되지 않고 무슨 `공중전화`에다가 실내에서도 전화기가 있는 곳을 찾는 등 뭔가가 좀 이상하다 했더니 이야기가 끝나고 뒤에 붙어있는 해설을 읽으면서 아~, 작가가 젊은 시절에 썼던 옛날 작품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근래 집필한 작품들에 비해 전혀 뒤지지 않는 탄탄한 이야기 구성과 치밀한 전개, 그리고 마지막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하며 드러내지 않는 사건의 전모는 두 편에서 모두 빛을 발합니다. 먼저 읽어본 책은 `학생가의 살인`으로 대학가의 정문이 옮겨진 탓에 이전과 달리 점점 활기를 잃어가는 대학로 주변 상점들을 운영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잇달아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소설입니다.

후반부에 범인이 밝혀지지만 그보다 더 큰 복선과 진실이 막판까지 가서야 드러나는 이중 구조인 관계로 이야기의 구성은 매우 치밀하게 짜여졌지만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아기자기하게 구성된 점이 없잖아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이것과 같이 읽어본 책이 `십자 저택의 피에로`로 이 작품이 좀 더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이 작품 역시 십자 형태로 지어진 고급 저택 안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살인 사건들과 범인을 추리하는 소설로 저택이 십자 형태라는 것도 특이하지만 피해자와 가해자가 모두 가족이나 친지 관계라는 점도 그렇고, 무엇보다 피에로라는 인형의 관점에서 한번씩 서술되는 면이 아주 독특합니다.

`학생가의 살인`에서도 피에로 인형이 잠시 등장하는데 소설에서 피에로 인형이 나오면 그 작품은 성공한다고..? 이게 일종의 그쪽 세계에서 통용되는 징크스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등장하는 인형사는 갑자기 이 저택으로 찾아와 그 피에로 인형이 소유하고 있는 사람에게 불행을 가져다 준다고 말하게 됩니다. 공교롭게도 그 이후.. 사건들이 일어나게 되는데 과연 범인은 누구이며 왜 그런 일들을 벌였는지 그리고, 이 저택에 숨겨진 비밀은 또 무엇인지.

하지만 꼭 피에로 인형이 어떤 비극이나 불행을 가져다 준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건 바로 인간들 스스로가 짓거나 그로 인해 불러들이는 것이 아닐까요. <학생가의 살인>이 이중 구조로 되어 있다면 이 <십자 저택의 피에로>는 삼중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트리플 플레이인가. 드러난 범인과 드러나지 않은 범인 그리고...

by 케찹만땅 | 2014/10/11 17:08 | 나의 서재와 책 한권 | 트랙백(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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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어디를 가든지 마음을 .. at 2016/07/20 14:45

제목 : 학생가의 살인 - 해설, 진보 히로히사
꺼풀을 벗다, 라는 말이 있다. 일정한 수준은 유지하지만 좀처럼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사람이 어느 시점을 경계로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순간을 우리는 '한 꺼풀 벗었다'라고 표현한다. 소설가 중에도 그런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후나도 요이치는 비합법원(1979년)으로부터 5년 후인 1984년 산고양이의 여름으로, 또 철기병 날다(1979년)로 잡지 신인상을 받았던 사사키 조는 1988년 베를린 비행 지령으로 한 꺼풀을 벗었던......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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