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얼어버린 곤충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를 읽으면서 추운 밤동안 얼었다가 다음 날 태양의 빛과 열에 의해 소생하는 곤충의 생태를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 11월 중순인가 아침에 우연히 본 사마귀가 몸이 얼어서 못 움직이는 걸 햇빛 아래로 옮겨 주고 좀 있다 가보니 몸이 풀렸는지 금새 어디론가 가고 없어졌음.

오늘은 춥지 않고 오후 햇볕이 반가운 날이지만 언젠가 지난 한파가 왔을때 얼어서 움직이지 못하는 곤충을 아침에 봤는데 파리 종류로 보입니다. 마치 얼어죽은 것같은 모습이었다가 오후에 가까워지니 다시 움직이더군요.

이게 좀 기특한게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 한 켠에 조용히, 그리고 얌전히 있을 줄 아는 다소곳한 애였고, 다른 두 어 마리는 좀 부산을 떠는 타입이었지만 그리 신경이 쓰이지는 않았는데 한창 해가 떠오른 오후에는 어디서 왔는지 몸집이 큰 똥파리 한 두 마리 나타나면 아주 시끄럽죠. 정신이 사나워집니다.

그럴때면 책이나 모자, 옷가지 등으로 쫓아냅니다 하지만, 정말 말 안듣던 녀석 한 마리는 의도를 못 알아채고 겨속 피하며 버티다 잘못 맞아 골로 가버렸으니 날 탓하지 말게나. 그러다 놀라운 모습을 봤는데 이 얌전하던 애가 난리 피우던 똥파리 한 마리를 대신 쫓아내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으니 오호~ 너 좀 대단한데.

그렇게 한동안 같이 지내다 어느 날 오전, 위에서 뭐가 툭~하고 떨어지길래 보니 이 애가 바닥으로 추락했습니다. 그리고, 그건 몸이 얼어서 그런게 아니라 수명이 다한거네요. 계속되는 추위에 버티기 힘들었나 봅니다. 그냥 얼어버린 것과 달리 몸에서 생명이 빠져나간 모습은 확연히 차이가 나네요. 미물이지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서 신경을 썼던게 걸리는지 어떤 안타까움과 애처로움이 느껴졌는데 다음엔 여기 말고 다른 곳에서 좋은 몸 받아 다시 태어나거라.

by 케찹만땅 | 2019/01/18 16:10 | 사진과 이야기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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