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로아스터교의 천국과 지옥

정의의 신 미트라의 사후 심판

고대 페르시아의 종교인 조로아스터교에서는 사람이 죽은 후에 가는 사후 세계를 이렇게 묘사했다. 먼저 사람이 죽으면, 그의 영혼은 몸을 떠나서 3번의 밤을 거친다. 첫 번째 밤은 자신이 살아생전에 했던 말이 보관된 곳이며, 두 번째 밤은 살아생전에 했던 생각이 보관된 곳이고, 세 번째 밤은 살아생전에 했던 행동이 보관된 곳이다.

특히 세 번째 밤에는 죽은 사람의 영혼이 재판을 받는 재판소가 설치되어 있는데, 그곳에서 정의의 신 미트라와 그를 돕는 야자타(천사)인 스라요샤가 판사 역할을 맡아 영혼을 심판한다. 죽은 사람들의 영혼은 친바트(Chinvat) 다리를 걷게 된다. 그런데 각각 미트라 판결을 받은 바에 따라 대우가 다르다.

선량한 사람의 영혼은 친바트 다리를 건널수록 다리가 넓어지고 튼튼해져서 걷기가 쉽지만, 사악한 사람의 영혼은 친바트 다리를 건널수록 다리가 좁아져서 걷기가 힘들어진다. 마지막에 가서 선량한 사람의 영혼은 다리를 무사히 건너 야자타들의 안내를 받아 천국으로 향하고, 사악한 사람의 영혼은 다리를 건너지 못하고 아래로 떨어지는데 그곳이 바로 사악한 사람들의 영혼이 영원히 고통을 받는, 끝없는 어둠과 절망만 가득한 지옥이다.

조로아스터교의 교리에 의하면 천국은 4개의 세계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는 `별의 세계`인데, 선량한 사람의 영혼은 이곳에서 살아생전에 했던 좋은 생각에 대한 보답을 받는다. 그런 후에 두 번째 천국인 `달의 세계`에 이르면, 선량한 사람의 영혼은 살아생전에 했던 좋은 말에 대한 보답을 받는다. 세 번째 천국인 `태양의 세계`에서는 선량한 사람의 영혼이 살아생전에 했던 좋은 행동에 대한 보답을 받는다.

마지막 천국인 `눈으로 볼 수 없을 만큼 빛나는 세계`에서는 최고신 아후라 마즈다의 비서이자 모든 선함을 상징하는 야자타인 보후 마나흐(Vohu Manah)가 직접 나와서 선량한 사람의 영혼을 아후라 마즈다가 앉아있는 왕좌로 데려간다. 그곳에서 선량한 사람의 영혼은 아후라 마즈다로부터 천국에 온 것을 환영하는 축하의 인사를 받고, 그가 직접 정해주는 공간에서 영원히 행복을 누리고 산다.

조로아스터교의 지옥도 천국처럼 4개의 세계로 이루어져 있다. 우선 친바트 다리에서 떨어져 지옥으로 간 사악한 사람의 영혼은 첫 번째 지옥인 `나쁜 생각의 세계`에서 살아생전에 했던 나쁜 생각에 대한 응징을 당한다. 그런 다음 사악한 사람의 영혼은 두 번째 지옥인 `나쁜 말의 세계`와 세 번째 지옥인 `나쁜 행동의 세계`를 거쳐 네 번째 지옥인 `눈으로 볼 수 없을 만큼 어두운 세계`에 가서 끝나지 않는 고통을 겪는다.

가령 `나쁜 행동의 세계`에 간 사악한 사람의 영혼은 살아생전에 했던 나쁜 행동에 대한 응징을 당한다. 백성을 핍박한 폭군은 50위의 다에바(악마)가 던지는 독사한테 온 몸을 물어뜯기고, 인색하고 탐욕스러운 구두쇠는 1000위의 다에바의 발에 마구 밟힌다. 일부러 품질이 나쁜 물건을 팔아먹은 장사꾼은 자신이 직접 재와 먼지의 개수를 센 다음에 모두 먹고 또 먹어야 하는 벌을 받는다.

배우자가 있으면서도 간통을 저지른 남자는 뜨거운 불가마 속에 내던져지고, 간통을 저지른 여자는 젖가슴이 허공에 매달린 채로 다에바들한테 온 몸이 당겨지는 고문을 당한다. `눈으로 볼 수 없을 만큼 어두운 세계`에서는 추위와 더위와 어둠이 반복되어, 사악한 사람의 영혼은 아무런 희망도 품지 못하는 절망에 빠져 지낸다. 조로아스터교의 교리에서 천국행과 지옥행은 한 번 결정이 나면 바뀌지 않는다. 이런 영구불변의 사후 심판론이 유대교와 기독교의 교리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여겨진다.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거나 지옥에 떨어져서 각자 살아있을 때 했던 일의 결과로 영원한 행복을 누린다거나 고통을 받는다는 생각은 <구약성경>은 물론이고 <신약성경>에도 없었다. 그런 사후 세계관은 오히려 조로아스터교의 교리라고 봐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전 세계의 수많은 유대교도와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는 자기도 모르게 조로아스터교의 사후 세계관을 믿고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 중동의 판타지 백과사전 중에서

by 케찹만땅 | 2019/08/09 16:26 | 깨달음의 여정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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