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청년 미래보고서] 2부 ③ 탈부산 or `빚`의 악순환

내 집 마련 꿈은 `백일몽`. . 비싼 집값에 부산 떠나는 청년들

원룸촌에 살며 부산 정착을 꿈꿔 왔던 부산 청년들. 간신히 부산에서 일자리를 구해 결혼도 준비했지만, 결국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 집값에 내몰리듯 부산을 떠난다. 새 인생의 출발점에 선 청년에게 부산 정착은 ‘빚의 악순환’이라는 위험 부담을 안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30~34세 부산 청년 전입률(14.3%)이 가장 높았던 경남 양산신도시의 전경

30~34세 탈부산 비율 가장 높아

결혼적령기에 내 집 마련 ‘한계’

경남 양산·김해 등 ‘위성도시’ 이동

부산, 신혼부부 위한 대출 없어

주거비 지원 제도 고민해야

■ 30~34세 탈부산 비율 ‘독보적’

만 18~34세 부산 청년 중 탈부산 비율이 가장 높은 나이대는 30~34세다. 부산시의회 박민성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16년 1월~2019년 6월) 이 나이대에서 모두 4만 7208명이 타지역으로 빠져나갔다. 이는 전체 탈부산 청년의 75%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 다음으로 20~24세가 2만 7984명(44%)으로 많이 빠졌으며, 25~29세는 오히려 1만 1975명이 늘었다.

20~24세는 대학이나 군대 등의 이유로 부산을 떠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실상 결혼적령기인 30~34세 때 탈부산 비율이 독보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다. 박민성 의원은 “20대에서 탈부산이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은 꾸준히 부산 정착을 위한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또, “그러나 결혼적령기인 30대 때 갑자기 탈부산 인원이 급격히 늘어난다는 것은, `내 집 마련`에 대한 한계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2018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부산 전출 인원 중 가장 높은 비율인 40%가량이 ‘주거’로 인해 부산을 떠난다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 사실상 결혼 이후 신혼집 마련에 한계를 느끼고 부산을 떠나는 것이다.

■비싼 집값에 부산 ‘위성도시’에 정착

최근 4년간 부산 거주 30~34세 청년들이 가장 많이 전입한 시·군·구 상위 5곳.

최근 4년간(2016년 1월~2019년 6월) 30~34세 부산 청년은 부산과 인접한 신도시로 빠져나갔다. 전국 214개 시·군·구 중 경남 양산시로 전입한 인원이 8424명(14.3%)으로 가장 많고, 이어 경남 김해시 4199명(7.1%), 경남 창원시 4073명(6.9%), 경남 거제시 2023명(3.4%), 울산 울주군 940명(1.6%) 등의 순이었다. 동 단위 이동은 확인되지 않지만, 전출 인구의 20% 이상이 율하신도시, 증산신도시 등 신도시가 급격히 형성된 가까운 양산·김해시로 이동했다.

서울로 대부분 빠져나가는 20~24세와 달리 30대의 이 같은 현상은 결국 집값 등 ‘주거’ 문제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30대는 이미 부산에 일자리를 구하고 정착을 희망하는 나이대가 많은 만큼, 접근성이 좋으면서 생활형편에 맞는 부산 ‘위성도시’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실제 올해 1~9월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부동산 실거래가를 비교해 보면 부산의 집값이 주변 경남 도시들보다 7000만~8000만 원이 비싸다.

신혼부부가 살기 적합한 전용면적 59㎡ 기준으로 보면 부산 집값은 평균 2억 1291만 원이다. 부산 청년이 가장 많이 가는 경남 양산시의 경우 1억 3609만 원으로 7682만 원 차이가 난다. 김해시(1억 1147만 원) 창원시(1억 3573만 원) 등과 비교해서도 부산이 월등하다.

전세도 비슷하다. 부산지역 전용면적 59㎡ 기준 전세가 평균은 1억 6553만 원이다. 양산시(1억 3635만 원), 김해시(1억 259만 원), 창원시(1억 2716만 원)와 비교해 최대 61%(6294만 원) 더 비싸다.

지난해 3월 결혼 이후 경남 양산시 증산신도시로 이사 간 이진욱(32) 씨는 “부산의 오래된 아파트를 수천만 원을 더 대출하면서까지 살 이유는 없다”면서 “최근에는 자동차 전용도로 신설 등으로 부산을 오가는 시간도 크게 단축돼 더 이상 부산에 남아 있을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밝혔다.

■신혼부부 주거비 지원 고민해야

결혼적령기 청년들이 부산에 안착할 수 있도록 주거비 지원 정책 등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물론 이는 청년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겪는 문제지만, 아직 삶의 기반이 갖춰지지 않은 사회초년생은 무리한 주거비 대출→팍팍한 삶→출산율 감소 등으로 이어져 도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현재 서울의 경우 1%대의 저금리 대출인 ‘서울시 신혼부부 임차보증금대출’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서울 집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점을 고려하더라도 정부 차원에서 실시하는 신혼부부 전용 전세자금 대출보다 낮은 금리로 이용할 수 있다. 더불어 대출 자격도 부부 합산 연소득이 8000만 원 이하이며 임차보증금의 90%까지(최대 2억 원) 대출이 가능하다. 정부 차원에서 제공하는 신혼부부 전용 상품보다 진입 장벽이 낮은 셈이다. 이 같은 혜택에 신혼부부들이 몰려 8개월 만에 지원액 1조 원이 조기 소진됐고, 5000억 원의 추가 예산이 배정된 상태다.

현재 부산의 경우 신혼부부만을 위한 주거 대출은 없다. 정부가 시행하는 대출에서 부산은 ‘비수도권’으로 묶여 자금 대출 규모, 대상 아파트 등이 한정적이다. 부부 합산 연소득도 6000만 원 이하다.

부산시의회 차원에서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신혼부부 주거비 정책을 검토 중인 상태다. 시 관계자는 "주거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시의회에서 신혼부부 대출 이자를 지원하는 방안을 내부 검토 중"이라면서 "아직 의회에 상정되지는 않았으며, 현재는 금융기관 협의 등의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복지연대 김경일 사무국장은 “부산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경계지점에 있고, 집값도 결코 낮지 않은 만큼 부산 사정에 걸맞은 지원 제도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30~34세의 인구 유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주거 정책 개선이 탈부산 감소에 큰 효과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19100219143203268

by 케찹만땅 | 2019/10/22 18:16 | 세상만사 이야기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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